효과적으로 배우고 성장하는 법
- 기브 앤 테이크, 오리지널스, 싱크 어게인 등으로 유명한 조직 심리학자 애덤 그랜트가 출연한 팟캐스트 에피소드입니다. 한 달 전에 신간 Hidden Potential: The Science of Achieving Greater Things가 출판되어 활발히 프로모션 중인 것 같습니다.
- 에피소드 내용을 들어보면 '효과적으로 배우고 성장하는 법'에 관한 내용이 주를 이룹니다. 자기계발러라면 귀기울여 볼 만한 내용을 담고 있습니다. 그 중 몇 가지를 소개하고자 합니다.
- 유튜브 제목에서와 같이 애덤 그랜트는 불편한 상황에 적극적으로 참여함으로써 얻게 되는 학습의 이점을 언급합니다. 애덤 그랜트는 공적인 자리에서의 발표나 강의에 두려움이 컸고, 이를 극복하고자 두려워하던 그 상황에 직접적으로 뛰어듭니다. 심리치료 기법 중 홍수법(Flooding)을 감행한 것이죠. 와튼 스쿨에서 심리학 교수로서 최우수 강의평가상을 7회나 수상한 사람의 과거라고는 믿겨지지 않네요.
- 꼭 알고 싶은 수용-전념 치료의 모든 것에 다음과 같은 문단이 있습니다. 불편함은 우리가 원하는 방향으로 가는 중임을 알리는 신호일 수 있다는 내용입니다. 새로운 것을 배우거나 가치 있는 것에 도전하는 성장의 여정에서 불편함은 필연적이기에 이를 수용하고 한 걸음 더 내딛을 수 있는 자기만의 방식을 찾는 것이 중요해 보입니다.
- "우리가 불안이나 좌절을 느끼는 순간은 우리가 무엇인가 새로운 일을 시작했을 때, 불확실한 일을 도전하고 있을 때입니다. 만약에 우리가 아무것도 시도하지 않고 나만의 버블에 안전하게 있었다면 불편한 감정을 느낄 일도 없었을 것입니다. 다시 말해 우리가 불안이나 걱정 또는 좌절을 경험하고 있다는 것은, 역설적으로 우리가 원하는 그곳을 향한 여정에 아직도 머무르고 있다는 신호가 됩니다."
- 애덤 그랜트는 학습 과정에서 외부 조언을 통해 행동을 개선하는 것의 중요성을 강조합니다. 다만 결과에 대한 지나친 비판이나 칭찬은 모두 독이며, 개선할 점이 있다면 무엇인지 다른 사람에게 조언을 구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봅니다. 가능하면 여러 사람에게 물어보아, 그들이 공통적으로 하는 말에 초점 맞추어 자기 행동을 개선하면 효과적이라고 합니다. 일례로 그는 팟캐스트 인터뷰를 마칠 때마다 호스트나 청중에게 자신이 더 잘하려면 무엇을 하는 게 좋을지 묻는다고 하네요.
- 이런 일이 가능하려면 자신의 결점을 인정할 수 있는 용기가 있어야 할 뿐만 아니라, 다른 사람이 그 결점을 무능함이나 변하지 않는 성격 특성으로 보지 않을 것이라는 신뢰가 있어야 한다고 말하는 것 같습니다. 이런 특성은 타고나는 것이 아니며, 다른 사람에게 조언을 구하는 과정에서 자기 및 타인 신뢰가 강화되는 면도 있어 보입니다. 이 또한 학습을 통해 변화 가능한 부분일 겁니다.
- 에피소드 후반부에는 배움과 성장을 '지속'하는 법에 초점이 맞춰집니다.
- 배움을 통해 한 사람의 숨겨진 잠재력을 이끌어내는 지속 가능한 방법으로서 애덤 그랜트는 개인적 열망과 사회적 유익을 일치시키는 방식을 꼽습니다. 지식, 돈, 건강, 명성 어떤 것이 됐든 간에 더 많은 자원을 확보해야 더 효과적으로 다른 사람을 도울 수 있다는 점에서 자기고양과 대의는 양립 가능하는 생각이 늘 있었는데, 애덤 그랜트의 관점도 비슷한 것 같아서 반가웠습니다. 배우고 경험한 바를 글이나 강의 등을 통해 다른 사람과 공유하는 것에는 여러 동기가 있을 수 있고, 그것을 모두 의식할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다만 다른 사람에게 혹은 사회에 유익한 무엇을 더하고 싶다는 사회적 차원의 동기뿐만 아니라 돈, 인정, 평판 등과 같은 개인적 열망을 간과하지 않는 것이 지속적인 배움과 성장에 중요해 보입니다.
- 책을 출판하는 것은 셀프 프로모션의 일환 아니냐고 누군가 비판조로 이야기했을 때 애덤 그랜트는 그 말을 곱씹었던 것 같습니다. 결론은, 자기고양의 동기 혹은 자기열망을 부정하지 않지만, 아이디어 프로모션(Idea promotion) 차원이 자신에게 중요하다는 것입니다. 아이디어 프로모션이란, 경험과 노력을 통해 빚어낸 어떤 아이디어를 더 많은 사람에게 공유함으로써 사회에 유익을 더하는 과정을 가리킵니다. 아이디어 프로모션을 통해 개인적 열망과 사회적 유익을 일치시키고자 하는 점이 인상적입니다.
- 배우는 과정 자체가 재미있지 않으면 학습을 지속할 가능성이 낮습니다. 배우는 과정이 지루하기만 하다면 그 배움이 아무리 의미 있다 하더라도 꾸준히 배우기 어렵습니다. 애덤 그랜트는 깊은 재미를 얕은 재미와 구분하면서, 전자는 내적 동기에 후자는 즉각적인 외적 보상에 연관된다고 보는 것 같습니다. 깊은 재미가 학습의 주된 동기가 되기까지는 시간이 필요한 것 같고, 이 수준에 이르기까지 외적 보상과 같은 얕은 재미의 역할을 간과할 수 없습니다. 깊은 재미를 경험하는 영어학습 방법에 관해서는 이 글을 참고해 주세요. AI의 도움을 받아 영어학습 과정에 깊은 재미를 더하는 방법을 일부 소개합니다.
- 정리하면, 때로는 불편한 학습 상황에 자신을 의도적으로 노출시키며, 개선점을 찾기 위해 여러 사람에게 조언을 구해 공통되는 조언을 자신의 행동에 반영하는 것이 효과적으로 배우고 성장하는 법 중 하나입니다. 배움과 성장을 지속하기 위해서는 개인적인 동기를 어떻게 사회적인 유익으로 전환할 수 있을지 고민이 필요하고, 무엇보다 배움의 과정 자체를 즐길 수 있는 자기만의 방법을 찾아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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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자처럼 생각하기
- 애덤 그랜트가 2021년 2월에 Think Again을 출판한 후 팟캐스터 Jay Shetty와 가진 인터뷰입니다. Hidden Potential에서 Learning을 다루었다면 Think Again에서는 Learning의 일부이기도 한 Unlearning을 다룹니다.
- 무언가를 배우기 위해서는 Unlearning이 필요합니다. 가령, 우울증이 세로토닌 부족 때문이라고 배웠으나 최근 연구 결과는 우울증과 세로토닌의 관련성을 지지할 만한 근거가 부족하다는 데로 초점이 모아집니다. 기존의 통념에 반하는 새로운 지식을 흡수하려면 내가 학습한 지식이 틀렸을 가능성을 염두에 둘 수 있어야 하며, 틀렸을 가능성을 지지하는 근거가 많아질 때 기존 지식을 버리고(Unlearning) 새로운 지식을 흡수하는 일련의 사고 흐름이 바로 Learning의 과정일 것입니다.
- 애덤 그랜트는 효과적으로 Unlearning 하기 위해서 과학자와 같은 태도를 갖는 것이 중요하다고 봅니다. 과학자는 진리를 외치는 종교인과 달리 가설 검증의 방식으로 생각합니다. 연구 결과 자신의 가설이 입증되더라도 진리를 찾았다고 믿지 않습니다. 현상을 설명하는 개연성 있는 이론을 하나 얻었지만, 현상을 더 잘 설명하는 다른 이론이 출현할 가능성을 늘 염두에 둡니다. 때로는 공개적인 석상에서 자신의 실수를 인정하기도 합니다. 아인슈타인 같은 천재도 말이죠.
- 자신이 기존에 알던 지식을 고수하려는 경향은 자연스럽습니다. 뇌의 입장에서 생각하면 학습 과정은 쾌보다는 불쾌에 더 가깝습니다. 에너지를 최대한 절약하려는 생물학적 경향을 거스르는 행위이기 때문에 거부감이 들게 마련이고, 기존에 알던 지식이 자신의 정체성과 밀접한 연관이 있다면 새로운 지식은 위협으로 느껴질 수도 있습니다. 이에 자기가 알던 내용과 반대되는 새로운 지식에 방어적인 태도를 보이기 쉬운 건 연령과 무관해 보이기도 합니다.
- 개인적인 수준에서뿐만 아니라 사회적인 수준에서도 통념에 반하는 생각이나 신념을 갖고 사는 것에는 상당한 괴로움이 뒤따를 수 있습니다. 애덤 그랜트는 이런 사회적 압력 또한 과학자처럼 생각하기 어렵게 만드는 요소임을 지적합니다.
- 그럼에도 불구하고 과학자처럼 생각하는 것은 개인뿐만 아니라 조직과 사회에 도움이 됩니다.
- 개인적인 수준에서 보자면, 애덤 그랜트는 과학자처럼 생각하기와 가면 증후군을 관련지어 설명합니다. 즉, 자기의심이 지나치지만 않다면 가면 증후군은 우리가 한층 훌륭한 학습자가 되도록 동기를 부여합니다. 과학자처럼 자신이 틀렸을 가능성을 수용하고 실제로 틀렸을 때 이를 배움의 기회로 여길 수 있다면, 가면을 쓰고 있다는 느낌은 오히려 우리를 겸손한 학습자가 되도록 돕는다는 설명입니다.
- 조직 수준에서 과학자처럼 생각하는 것의 이점을 증명하고자 한 연구도 있습니다. 이 연구는 과학자처럼 사고하는 기업가가 그렇지 않은 기업가에 비해 4배 더 많은 이윤을 창출함을 입증합니다. "과학적 사고의 관점에서 전략은 하나의 이론이고, 고객과의 면담은 여러 가설을 개발하는 데 도움이 되며, 최소실행가능제품과 시제품은 그 가설들을 시험하는 실험이 된다. 이럴 때 기업가의 과제는 결과를 엄정하게 측정하고 가설이 맞는지, 혹은 틀리는지를 토대로 의사결정을 내리는 것이다."
- Think Again에 소개되는 사례 중, 자녀에게 백신 맞히기를 극구 거부해 온 한 여성의 사례가 이 에피소드에서도 소개됩니다. 주치의가 동기면담(Motivational Interviewing) 기법을 활용하여 여성의 마음에 변화를 일으켰고, 이 변화는 여성의 지인들에게까지 확산되었다는 내용입니다. 자신의 신념과 일치하는 방향으로 다른 사람을 변화시키겠다는 마음을 품고 접근하면 변화는 요원한 일이 됩니다. 반면 동기면담 기법처럼 다른 사람의 자율성을 존중하고 그가 "자신의 믿음과 행동을 꼼꼼히 살펴보도록 힘을 불어넣는"다면, 즉 다시 생각하도록 돕는다면, 변화의 가능성은 커집니다. 상대방이 과학자처럼 생각하도록 돕는 동기면담의 효과성은 수많은 연구를 통해 입증돼 왔습니다.
- 어디선가 보았던 이솝우화가 떠오릅니다. 거만한 바람이 아니라 온화한 해가 길 가던 나그네의 외투를 벗기는 데 성공한다는 내용입니다. 자신의 신념을 고수하기보다 상대방의 마음에 호기심을 품은 채 그 마음을 듣고자 하고, 상대방이 들을 준비가 되었을 때 의사결정에 필요한 추가적 정보를 제시하지만, 상대방이 어떤 판단을 하더라도 그 판단을 존중하겠다는 태도는 과학자가 가설을 검증하는 방식과 유사합니다. 과학자도 자신의 가설이 채택될지 기각될지 알 수 없는 열린 결말 앞에 서 있게 마련이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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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리학 관련 영어 콘텐츠를 두세 편 요약하여 격주로 월요일 아침 7시에 보내드립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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