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만 시간의 법칙은 모두에게 통용되는 법칙일까
- David Epstein은 1만 시간의 법칙이 모든 분야에 적용되지 않는다고 주장하며, 다양한 경험을 통해 적응력과 혁신력을 키울 필요성을 강조합니다. 특화된 전문성보다 다양한 경험이 미래의 불확실한 상황에서 유용하다고 제안합니다.
- 저널리스트 David Epstein이 2019년에 출간한 Range: Generalists Triumph in a Specialized World의 핵심을 이야기하는 유튜브 테드 강연입니다.
- Malcolm Gladwell이 주장한 1만 시간의 법칙은 어느 분야에서든 장인의 경지에 이르기 위해서는 수천 수만 시간의 노력이 필요하다고 봅니다. 이 아이디어는 사람들에게 반향을 일으켰고 어느 정도는 통념으로 자리 잡았습니다. 최소한 스포츠 분야에서는 그렇습니다.
- 하지만 David Epstein에 따르면 이른 시기부터 한 우울만 파는 스페셜리스트가 단기적으로는 더 빠른 성공을 거머쥔다 하더라도 장기적으로 보면 변화하는 세상에 적응하는 데 제약을 경험하기 쉽다고 주장합니다.
- 이에 자신에게 최적인 일을 찾기까지 다양한 영역에서 경험치를 쌓을 것을 강조합니다. 이를 다양한 샘플을 표집하는 것에 빗대어 표집 시기(Sampling Period)라고 표현합니다.
- 왜 다양한 영역을 경험해 보는 것이 필요할까요. 빠르게 변화하는 세상에서 아직 한 번도 경험해 본 적 없는 새로운 문제 해결 상황에 맞닥뜨렸을 때 이전 경험과 새로운 문제해결 상황의 비슷한 점을 떠올려 보다 신속히 적응하는 것이 가능하기 때문입니다. 인지심리학에서는 이를 유추적 문제해결이라고 합니다.
- 젊은 사람들이 비교적 새로운 방식의 앱을 경험하더라도 이전에 사용하던 앱들의 경험에 비추어 새로운 방식의 앱도 금방 적응하는 것을 예로 듭니다. 저는 영화 마션에서 맷 데이먼이 홀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분투하던 장면이 떠오르네요.
- 체스나 골프처럼 규칙이나 성장의 단계, 목표가 명확한 Kind Learning Environments에서는 스페셜리스트적인 접근이 유리할 수도 있습니다. 1만 시간의 법칙이 적용되는 환경이죠. 하지만 이러 환경에서도 두각을 나타내는 극소수가 아닌 대부분의 사람은 한 가지 경력만을 추구하기 어렵고, 자신이 걷던 길에서 벗어나 규칙이 모호하고 때로는 목표조차 명확하지 않은 Wicked Learning Environments에서 고군분투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 바로 이 때 이런저런 영역에서 경험치를 쌓은 사람은 보다 적응적인 모습을 보일 수 있고, 서로 다른 경험을 융합하여 세상에 이로운 무엇을 내놓을 가능성도 높다는 것이 David Epstein의 주장인 것 같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늦깎이 제너럴리스트가 스페셜리스트를 이긴다는 도발적인 부제를 선정한 것 같고요.
- 실상 저자의 커리어 자체가 자신의 주장을 대변합니다. 어떤 팟캐스트 호스트가 저자를 소개하는 내용을 옮겨오면 "데이비드는 르네상스 시대 사람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북극에서 생태학 연구원으로 일했고, 소노란 사막에 거주하면서 지질학과 천문학을 공부했으며, 스포츠 전문 기자"로 활동하면서 센세이셔널한 특종을 보도하기도 합니다.
- 이것저것 간만 보다가 끝나는 의미에서의 제너럴리스트가 아니라 아마추어와 장인의 중간 정도 지점까지는 경험치를 쌓고 다른 영역으로 넘어갈 때라야 제너럴리스트의 칭호를 받게 되는 건가 궁금증이 생깁니다. 다양한 영역에서의 경험이 만나 시너지를 일으키려면 누구나 쉽게 대체 가능한 수준의 숙련도로는 불가능하겠다는 생각이 들기 때문입니다.
- 실상 다양한 영역에서 경험치를 쌓는다는 것은 유추적 문제해결 능력을 키우는 것의 다름이 아닌데 누구나 해결할 수 있을 정도로 쉬운 문제라면 이런 능력이 길러질 리 없다는 데 저자도 동의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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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족감을 최대로 하는 커리어 선택은 시기에 따라 달라짐
- David Epstein과 다크호스 저자의 주장을 바탕으로, 성공에 이르는 보편적인 길이 없으며, 각자의 개성과 상황에 맞는 다양한 경험을 통해 충족감을 경험할 수 있음을 주장합니다. 삶의 변화를 받아들이며, 외적 보상보다 내적 충족감을 최대화하는 동기와 기회의 조합을 찾는 것의 중요성을 언급합니다.
- David Epstein의 주장을 유튜브와 팟캐스트로 접하면서 작년에 읽었던 다크호스라는 책이 떠올랐습니다.
- 성공에 이르는 보편적인 길, 가령 전문적인 직업을 갖는 길이나 대기업에 입사하는 길, 그리고 이를 위해 좋은 대학에 입학하는 길이 있고, 이 길을 잘 따르기만 하면 성공이 주어진다고 보는 관점이 여전히 한국 사회에서는 유효합니다.
- 다크호스 저자는 이를 정면으로 반박합니다. 보편적인 길의 끝에 도달하여 우수성을 발휘하는 것은 극소수이며 나머지 대다수는 이 과정에서 탈락하고 길을 잃는다는 것이죠.
- 대안은 현재 내가 처한 상황에서 어떤 식으로 내 안의 여러 동기를 조합해야 충족감을 최대로 하는 일을 할 수 있을지 알아내는 것입니다.
- 가령, 저의 경우 글쓰는 것이 제게 충족감을 줍니다. 기회가 된다면 김민식 작가처럼 글쓰기에 기반한 콘텐츠 제작을 밥벌이의 주요 수단 중 하나로 삼고 싶습니다. 하지만 아직 엉금엉금 기어다니는 수준에 있으니 일은 일대로 하면서 틈틈이 뉴스레터와 블로그 포스트 발행에 공을 들입니다. 심리학을 업으로 삼고 있고 심리학 지식을 배우는 것이 여전히 즐거우니, 이왕이면 콘텐츠도 심리학에 연관되는 것을 제작합니다.
- 때가 되면 심리학자로서의 정체성과 콘텐츠 크리에이터로서의 접점이 더 분명해질 날이 올 것으로 보지만, 그 때가 언제가 될지 알 수 없고, 일단 6개월 동안 격주에 한 번 심리학 영어 콘텐츠 요약 뉴스레터를 발행한다는 목표만 보고 갑니다. 뉴스레터 발행 활동은 제게 충족감을 줍니다. 그러니 바쁜 가운데서도 뉴스레터 발행을 위해 한 주에 대여섯 시간, 많게는 열두 시간까지도 시간을 수 있는 것이겠죠.
- 이런 전략은, 한 우물만 파지 말고 생애주기에 따라 변하는 관심사와 능력에 부합하는 일을 찾아서 하라는 David Epstein의 주장과도 맞닿습니다. 특히 외적 보상에 관계 없이 그 일 자체가 좋은, 충족감을 주는 그런 일을 하라는 것이죠.
- 다크호스의 저자와 David Epstein 모두 성공에 이르는 보편적인 길 같은 것은 없고, 각자의 개성과 시기 및 상황 등에 따라 길은 계속 변화한다고 봅니다.
- 실제로 삶은 우리가 계획한 대로 흘러가지 않을 때가 많습니다. Bruce Feiler는 삶의 큰 변화가 한 개인에게 2~5번 정도 찾아오며, 변화가 안정기에 접어들기까지 5년 정도 소요되니 최대 25년 정도는 인생의 과도기를 거칠 수 있다고 말합니다.
- 이에, 경력에서 목표를 갖는 것은 중요하지만 변화에 내포된 불확실성과 친숙해지려고 노력할 필요가 있습니다.
- 또한 자신의 적성, 능력, 동기, 상황 요인 등을 모두 고려하여 그때그때 충족감을 최대로 하는 선택을 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 다만 그 과정이 꼭 장밋빛일 수는 없습니다. 때로는 시행착오와 실패를 경험하는 것이 자연스럽습니다. 불확실성으로 울퉁불퉁하게 난 길을 굽이굽이 돌아서 갈 각오 정도는 다들 하셨을 것으로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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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과가 아니라 과정에서 기쁨을 느끼는 숙달의 경지
- 성공이나 결과에 연연하지 말고 어제보다 더 향상된 실력을 갖기 위해 한 분야에서 끊임없이 훈련하라는 메시지를 전달하는 George Leonard의 숙달론은 제너럴리스트를 강조하는 David Epstein의 주장과 상반됩니다.
- 세이노가 말하듯이, 자신의 성격이나 능력과 맞는 일을 찾아 스페셜리스트가 되기 위한 숙달의 과정을 경험하되, 인접 분야나 더 알아야 하는 분야에 관심을 갖고 가능한 한 최대의 시간을 쏟아 자기계발에 매진하는 제너럴리스트가 되는 것이 이상적인 절충안일 수 있습니다. 다만 과로사하지 않고 스페셜리스트이자 제너럴리스트가 되는 것이 가능할까요?
- Mastery는 1992년에 출판된 책입니다. 이 책은 David Epstein과는 반대되는 주장을 합니다. 즉, 표면적으로는 한 우물만 파는 스페셜리스트가 되라는 내용을 담고 있습니다. 이 책이 출판된 30년 전과 지금의 시대 분위기를 비교해 보면 아무래도 David Epstein의 조언이 더 적절해 보입니다.
- 하지만 이 책은 단순히 스페셜리스트가 되라고 말하는 데서 그치지 않습니다. 더 근본적인 메시지는 성공이나 결과에 연연하지 말고 어제보다 더 향상된 실력을 갖기 위해 끊임없이 훈련하라는 것입니다.
- George Leonard가 말하는 숙달은 자신이 추구하기로 선택한 기술의 기본기를 잘 다지고 끊임없이 연마하면서 개선해 나가는 평생의 과정에 몰입하는 것입니다.
- 한 단계 실력이 향상될 때마다 이전과는 전혀 다른 지평이 펼쳐지며, 배워야 할 것이 더 늘어나기 때문에 전문가라고 부르기보다 평생 학습자라고 부르는 것이 적절하다고 보는 것 같기도 합니다.
- 또한 향상을 경험하는 순간은 상대적으로 잠깐이고, 실력 향상이 느껴지지 않아 그만 두고 싶어지는 정체기가 숙달에 이르는 과정에서 반복되기 때문에, 결과에 연연하는 것은 숙달의 경지에 이르는 데 독이 된다고 보는 것 같습니다.
- 다음에 인용한 James Clear의 생각이 이를 잘 표현합니다. "숙달에 이르는 가장 성공적인 길은 연습 자체를 위해 연습하는 것입니다. 결과를 위한 연습이 아닙니다."
- 연습 자체를 위해 연습한다는 말은 외적 보상 때문이 아니라 그 일 자체가 주는 충족감 때문에 그 일을 한다는 말로 이해됩니다. 내적 동기에 의해 행동이 지속되는 것이죠. 이것이 바로 숙달(Mastery)입니다.
- 세이노의 가르침에 보면, David Epstein처럼 자기 전공만 고수할 게 아니라 다양한 분야에서 경험치를 쌓을 필요가 있다는 말이 나옵니다. "전문직 종사자가 그 집단에서 승자가 되어 부자가 되려면 ‘관련된 다른 모든 분야들’에 대해 관심을 가져야 한다. 예를 들어 토목기사 자격증이 있다고 안심하지 말라. 구조에 대해서도 알아야 하고 건축에 대해서도 알아야 하며, 심지어 인테리어도 알아야 비로소 사람들이 당신을 찾을 것이다."
- 하지만 세이노는 믹스커피를 타는 일이나 팩스 전송 같은 허드렛일에서도 도사가 될 수 있고 완성도를 높일 수 있는 여지가 늘 있다면서 George Leonard처럼 얘기하기도 합니다. 이런 허드렛일도 어떻게 하면 더 잘할 수 있을지 연구하며 개선할 수 있어야 큰 일에서도 숙달의 경지에 이른다는 것이죠.
- 이쯤 되면 제너럴리스트가 되어야 하는지 혹은 스페셜리스트가 되어야 하는지 여러분도 저처럼 의문점이 생길 것 같습니다.
- David Epstein은 Matching Quility를 말하면서 어떤 일에 대한 자신의 능력이 그 일에 대한 자신의 관심과 맞아야 함을 언급합니다. 세이노도 비슷한 이야기를 합니다 "자기 성격에 어울리지 않는 일은 가능하면 피하는 것이 좋다." 내향성이 강한 사람이 사람을 다수 상대해야 하는 일을 하면 matching quility가 낮은 것일 테죠.
- 자신의 성격이나 능력과 맞는 일을 찾아 스페셜리스트가 되기 위한 숙달의 과정을 경험하되, 세이노의 말처럼 인접 분야나 더 알아야 하는 분야에 관심을 갖고 가능한 한 최대의 시간을 쏟아 자기계발에 매진하는 제너럴리스트가 되는 것이 이상적인 절충안 아닐까 생각해 보게 됩니다.
- 세상이 변하고 내 관심사나 흥미, 심지어 성격도 변합니다. 이에 20대 때 정한 커리어를 인생 후반부까지 가져가는 사람은 점점 더 소수가 될 것이며, 삶의 매 시기마다 탐색과 선택, 숙달을 반복하는 것이 점점 자연스러워질 것으로 보입니다. 이 과정에서 어떻게 해야 일 그 자체가 보상이 되는 숙달의 경지에 이를 수 있을까요? 보다 중요하게, 숙달의 경지에 이른 스페셜리스트인 동시에 제너럴리스트가 되는 것이 가능할까요?
- 세이노 같은 사람은 가능하다 하더라도 범인에게는 불가능해 보이는데, 대안은 무엇일까요? 호리에 다카후미가 쓴 다동력에 실마리가 있을 것 같기도 합니다.
- 옵시디언의 CEO인 Kepano는 "두세 가지 다른 것을 조합하는 것만으로도 그 종류의 조합 분야에서 유일무이한 전문가가 될 수 있습니다."라고 말한 바 있습니다. 다동력도 비슷한 이야기를 하는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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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리학 관련 영어 콘텐츠를 두세 편 요약하여 격주로 월요일 아침 7시에 보내드립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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