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race Lordan 박사의 조언에 따르면 커리어에서 목표 설정은 중요하지만 결과 중심이 아닌 과정 중심 목표여야 합니다. 즉, 특정 직업을 얻기 위해 분투하는 것이 아니라 미래의 내가 원할 법한 일을 오늘 하루 실천하는 것의 중요성을 강조합니다. 일례로 작가가 되고 싶다면 매일 몇 분만이라도 글을 써야 하겠죠.
미래의 내가 어떤 모습이었으면 하는지 잘 그려지지 않는다면 일단 의미 있거나 즐거움을 주는 일의 빈도를 늘려 나가는 것이 중요합니다. Lordan은 매주 일요일에 지난 한 주 동안 자신에게 의미 있거나 즐거웠던 활동을 확인하여 다음 주에 그 활동의 빈도를 늘린다고 이야기합니다. 그러한 활동은 아마도 미래의 내가 원할 법한 일의 근사치일 것입니다.
프리랜서 임상심리전문가로서 앞으로 어떤 일을 해야 제가 지닌 동기와 잘 맞고 다른 사람의 문제해결에도 더 도움이 되는 일을 할 수 있을까 생각하게 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위 링크한 인터뷰에서 영국 런던 대학교의 행동과학 조교수인 Grace Lordan 박사가 이 질문을 풀어나가는 실마리를 줍니다.
Lordan은 커리어에서 목표 설정이 중요하지만 한 가지 목표(ex. 변호사)를 끝까지 가지고 가는 것이 아니라 주기적인 성찰을 통해서 커리어의 경로를 조정해 나가는 것이 중요할 때도 있다고 봅니다. 토드 로즈가다크호스에서 주장하는 바와도 일치합니다.
즉, 현재 커리어와 관련된 일에 매진하되, 그 일 중에서 미래의 잠재적 커리어와 관련 있을 법한 일에도 초점을 맞춥니다.즉, 미래의 내가 하기 원하는 일을 조금씩이라도 실천함으로써 초점이 현재에 국한되지 않는 것의 중요성을 강조합니다.cf) 1.미래 자기와의 연결을 통해 10배의 생산성을 이루는 방법, 2.the better 18호
그런데 미래의 내가 어떤 일을 하기 원할지 어떻게 알 수 있을까요? 팟캐스트 호스트인 Ali Abdall은 자신이 미래에 어떤 일을 좋아할지 어떻게 알 수 있는지 멘토에게 물어보았던 경험을 공유합니다.
그 멘토는 가만히 앉아서 생각만 하면 절대로 그 답을 알 수 없고,일단 무엇이라도 시작하고 행동할 때라야 자신의 선호 및 동기와 일치하는 기회를 찾을 가능성이 높아진다고 조언합니다. 제임스 클리어도 비슷한 말을 합니다. "걷기 시작하면 시야가 달라집니다. 지금 당장 모든 답이 필요한 것은 아닙니다. 용기를 내어 시작하면 새로운 길이 저절로 열릴 것입니다."
Lordan은 커리어의 방향이라 할 만한 것이 전혀 없을 때, 일단 자신이 좋아하는 활동에 집중하고 그 활동에 필요한 기술을 습득하는 것이 좋다고 말합니다.
또한 한 번 목표를 세웠다고 해서 거기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행동의 결과를 정보 삼아 경로를 수정할 수 있습니다. 산을 올라갈수록 이전에는 볼 수 없었던 길들이 보이는 것처럼,커리어의 방향성이 불분명하거나 없다고 느낄 때 일단 자신에게 즐거움을 주거나 의미 있게 느껴지는 일을 날마다 실천하다 보면 어디로 가야할지 알려주는 단서를 발견하게 될 가능성이 큽니다.cf)경사 상승의 원리
이와 관련하여 Lordan은 매주 일요일에 지난 한 주를 돌아보며 자신에게 의미가 있거나 즐거움을 주는 활동이 무엇인지 확인함으로써 가능한 한 그러한 활동의 빈도를 늘리고, 미래 목표에 기여하지 않거나 즐겁지 않은 활동의 빈도는 줄여 왔다고 말합니다.
이는 직업 중심의 목표 설정이 아닌 정체성 및 과정 중심의 목표 설정이 중요하다는 그녀의 견해에 기반합니다. 미래 어떤 직업을 갖게 될지 알 수 없지만내 정체성에 부합하는 일을 선택하여 매일 실천하는 것은 가능하며, 이러한 접근이 변화하는 세상에서 더 유연한 대처를 가능케 한다는 논지입니다.
라이더 캐롤은 스스로가 처한 좋지 않은 상황을 개선하여 더 나은 일자리를 얻고자 했던 과정에서 불렛저널을 만들게 되었다고 설명합니다.
불렛저널은 인지적 편향을 완화함으로써 상황을 보다 객관적으로 볼 수 있게 합니다.
더 다은 내일을 위해 오늘 하루 최선을 다했는지가 중요하며, 불렛저널이 이를 돕는다고 라이더 캐롤이 말합니다.
불렛저널을 들어보셨나요? 일상을 체계적으로 관리할 수 있게 돕는 효과적인 기록 방식입니다.
불렛저널을 만든 라이더 캐롤(Ryder Carroll)이 등장하는 위 팟캐스트 에피소드에서 제가 집중한 부분은 이 글의 제목에 함축된 이 사람의 마인드셋입니다.
가진 것이 아무 것도 없고 심지어 살던 아파트가 침수돼 포트폴리오마저 다 날리고 오갈 데 없는 처지가 된 가난한 대학 졸업생이 어떻게 세계적으로 유명한 기록 방식을 만들 수 있었을까요.
Grace Lordan 박사가 '목표는 크게 잡되 행동은 오늘 하루 실천 가능한 수준으로 작게 잡으라'고 말하는 것과 비슷하게, 라이더 캐롤 또한 미래가 아니라 지금 이 순간 어떻게 하면 최선을 다할 수 있을지 생각하고 실천하라고 조언합니다.
생계를 위해 돈이 되는 무엇이든 해야 할 만큼 절박한 상태로 커리어를 시작했지만, 라이더 캐롤은 자신의 흥미와 다른 사람의 필요를 모두 고려하여 커리어 경로를 조금씩 수정해 나갑니다. 모르는 분야를 배우기 위해 야간 수업을 듣기도 하는 등 어떻게 하면 현 상황을 개선하여 더 나은 일자리를 얻을 수 있을까 궁리하고 12~15년 동안 하루하루 실천했다고 합니다.
이런 배경 맥락에서 탄생한 것이 불렛저널입니다.
옵시디언(Obsidian)이라는 노트테이킹 앱에서 작년부터 하루 일상을 기록하는 것에 더해 한 주를 리뷰하고 있습니다. 한 주 동안의 목표를 적고 그 진행 과정을 추적하기도 하고요. 불렛저널도 daily log, monthly log, future log, index로 구성됩니다. 각각이 모듈로서 레고 블럭처럼 조립되는 형식입니다.
라이더 캐롤은daily log와 monthly log를 통해 자신이 어떤 일을 하는 이유와 그 일을 할 때의 기분 상태를 체크할 수 있고, 어떻게 하면 그 일을 더 잘할 수 있을지, 소모적인 일은 어떤 것인지 메타인지하는 것이 가능함을 언급합니다. 이 과정을 통해 자신에게 의미 있는 일에 집중하며 그 일을 더 잘할 수 있게 된다고 보는 듯합니다.
이 정도로 구체적인 리뷰를 하고 있지 않으나, 일상을 기록하고 주간 회고를 매주 진행함으로써 한 주간 어떤 일들이 좋았고 어떤 일들은 다른 방식으로 해야겠다는 정보를 얻습니다. 또한 매주 월요일이나 화요일쯤에 주간 목표, 주간 목표 달성을 위한 세부 목표를 적고, 매일 세부 목표 달성 여부를 체크하는 과정이 시간을 허투루 쓰지 않는 데 도움이 됩니다.
부정적인 특성에 더 초점을 맞추는 인지적 편향(Cognitive Biases)을 완화한다는 것은 불렛저널의 또 다른 이점임을 강조합니다. Grace Lordan 박사 또한 자신의 저서Think Big에서 인지적 편향을 다루는 데 한 챕터를 할애합니다. 라이더 캐롤에 따르면 과거 일을 실제보다 더 나쁘게 기억하거나 그다지 나쁘지 않을 수도 있는 미래 일을 지나치게 두려워하는 것으로 인지적 편향을 설명합니다. 인지적 편향은 우리가 상황에 유연하게 대처할 수 없게 만들 뿐만 아니라 더 나은 내가 될 수 없다고 스스로에게 단언하게 만들기 때문에 치명적입니다.
불렛저널에 기록된 내용은 나의 과거-현재-미래를 한눈에 조망할 수 있게 합니다. 이는 인지적 편향을 줄여 상황을 보다 객관적으로 바라볼 수 있게 돕고, 과거의 작은 선택들이 모여 현재가 변화되었음을 인식할 수 있게 합니다. 이는 다시 미래에 대한 희망을 갖게 합니다.
다만 노력해도 운이 따라주지 않는 경우도 있습니다. 실제 도달한 미래가 내가 원하는 모습과 거리가 있을 수 있죠. 그렇다 하더라도 저널링을 통해 기록된 그간의 노력은 자신을 알아줄 것입니다. 남이 나를 알아주든 알아주지 않든 그건 상대적으로 중요하지 않습니다. 내가 나를 신뢰하느냐가 더 중요하며, 이 때문에 하루하루 정직하게 나의 선택과 노력을 기록으로 남깁니다.
미래 목표가 중요하다 하더라도 초점은 '지금 이 순간 어떻게 더 나은 선택을 할 것인가'에 와 있어야 한다는 점에서 Grace Lordan과 라이더 캐롤이 통하는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