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어 공부에 흥미를 잃었을 때, 습관화를 극복하고 다시 동기를 부여하는 4가지 방법을 소개합니다. 짧은 학습 주기로 다양한 방식을 동원하여 학습하며, 학습 환경을 변화시키고, 작은 도전 과제를 설정하여 성취감을 느껴보세요. 이와 같은 방법으로 꾸준히 새로운 자극을 주면 재미와 관심을 유지하며 영어 공부를 지속하는 데 도움이 될 것입니다.
인간의 뇌는 새로운 자극에 반응하지만 곧 익숙해지는 특성을 지니고 있습니다. 이러한 현상을 심리학에서는 '습관화(Habituation)'라고 합니다.
습관화에는 이점이 있습니다. 세상을 예측 가능한 무엇으로 만드는 과정으로서 습관화를 이해할 때, 습관화의 결과 우리는 외부 자극에 압도되지 않을 수 있을 뿐만 아니 불필요한 에너지를 낭비하지 않으면서도 효율적으로 일을 처리할 수 있습니다. 운전이 좋은 예입니다. 처음에는 뇌의 수많은 부분이 활성화되겠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반응의 강도나 확률이 감소하게 됩니다. 감정적으로 힘든 일을 겪더라도 습관화는 감정적 자극의 강도를 낮춰 우리가 다시 일상으로 복귀할 수 있게 돕습니다.
이런 기능적 특성 이면에는 역기능적 특성도 있게 마련입니다. 바로 동기저하입니다. 야심차게 새해 운동이나 영어공부를 시작하더라도 한 달 안에 열에 일곱은 중도 하차하는 이유는 시간이 지날수록 흥미가 점점 사라지는 습관화 과정에 놓이기 때문입니다.
이 에피소드를 들은 이유는영어공부에서 어떻게 해야 동기저하의 늪에 빠졌다가도 다시 흥미를 회복할 수 있을지 궁금했기 때문입니다. 동태 눈깔이 아닌 Fresh Eyes를 갖는 법이요.🤣
1. 짧은 학습 주기:
에피소드에서 인상적인 연구가 하나 등장합니다. 휴가 가서 개인의 기쁨(joy)이 감소하기 시작하는 시점은 43시간입니다. 대략 이틀 정도는 즐겁지만 그 이후부터는 습관화의 결과 점차적으로 기쁨이 감소합니다.
영어공부에서 이것이 시사하는 바는, 학습의 주기를 짧게 해야 한다는 점입니다.
영어 스터디를 위한 단톡방을 몇 번 운영해 봤는데 보통 3~4주 안에 참여자들의 열정이 식어버리는 것을 반복하여 경험했습니다.
참여자들의 동기 문제가 아니라 누구나 보편적으로 경험하는 문제라는 자각이 생긴 이후에는, 가급적이면 단톡방을 주기적으로 새로 파면서 참여자가 스스로의 동기를 재고하거나 고취할 수 있게 도와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개인 공부에서도 마찬가지입니다. 한 가지 학습 내용을 너무 오래 붙들고 있는 것은 그다지 효과적이지 않은 것 같습니다.
2. 학습 방식 다양화:
위 에피소드에 출연한 신경과학자 Tali Sharot은 새로운 활동에 참여하거나 새로운 사람을 만나기, 새로운 기술 배우기처럼 삶의 경험을 다양화하는 것이 습관화를 상쇄하면서 삶의 기쁨에 대한 감수성을 높인다고 말합니다.
이를 영어공부에 대입해 보면, 학습 방식의 다양화는 흥미를 잃지 않게 함으로써 학습을 지속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개별 학습(ex. 챗지피티 활용한 스피킹,Snipd에서 관심 분야 리스닝,Tabbi.ai를 활용한 작문)과 그룹 스터디(ex.전공 원서 읽기)를 병행하며 다채로운 학습 경험을 쌓는 것이 중요합니다.
필사부터 화상영어까지 지난 6년 동안 안 써 본 방법이 거의 없습니다. 요즘에는 스피킹 매트릭스 2분 말하기 교재를 체화할 수 있게끔 GPT에 프롬프트를 넣어서 대화 중입니다. 한동안 떨어졌던 스피킹에 대한 흥미가 되살아나네요.
3. 환경 변화:
주지하다시피 학습 환경을 변화시키는 것도 습관화를 막고 학습에 신선한 공기를 불어넣는 좋은 방법입니다.
쉐도잉을 열심히 하던 때가 있었는데, 그때는 아침 6시에 인적이 드문 동네 산길에서 큰소리로 쉐도잉하기도 했습니다. 아내 친구의 남편이 영국인이었는데 스피킹에 대한 두려움을 깨려고 그 분과 22년 초부터 반 년 정도 주1회 화상으로 대화하기도 했고요(tmi. 나중에한국에서 한 번 만나기도 했습니다).
이런 특이한 학습 환경 변화가 아니더라도 아침에 달리면서 영어 팟캐스트를 듣는다거나 점심 시간에 오피스가 위치한 건물 옥상에서 스피킹을 하는 등 늘 공부하던 맥락이 아닌 새로운 맥락을 찾아내는 것이 습관화 예방에 도움이 됩니다.
4. 작은 도전:
매일 유용해 보이는 영어 문장을 수집한다거나 2주에 한 번 리스닝한 것을 토대로 지금처럼 뉴스레터나유튜브 영상을 제작하는 등 작은 도전 과제를 설정 및 달성하는 과정을 통해 성취감을 느끼고 학습 동기를 유지할 수 있습니다.
작은 도전 과제는 새로운 기술, 지식 또는 관점을 습득하도록 우리를 고무하기도 합니다. 가령, 스피킹 매트릭스 교재를 복습해야겠다고 생각했을 때 이전처럼 교재만으로 학습할 생각을 하니 흥미가 유발되지 않더군요. GPT 프롬프트를 직접 짜서 스피킹 파트너 역할을 하게 한다고 생각했을 때, 프롬프트 엔지니어링 기초를 배우는 것이 제게 작은 도전이었습니다. 하지만 세 달 동안 꺼져 있던 스피킹 불씨를 살리는 역할을 했고, 결과적으로GPT가 제 훌륭한 스피킹 파트너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이처럼 영어학습 과정에 작은 도전 과제를 설정하면 흥미를 되살리거나 몰입을 유지하는 데 도움이 됩니다.
1에서 언급한 것처럼 목표를 달성하기까지 그리 긴 시간이 걸리지 않는 도전이어야 효과가 있을 것 같습니다. 다만 장기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일련의 단기 도전 과제를 설정한다면 더 효과적이지 않을까 싶고요.
위 방법을 저는 골고루 사용 중인데 특히 출퇴근 시간과 같은 자투리 시간에 영어공부를 하면, 의식하지 않아도 위 방법을 총 동원하는 것이 가능합니다.
자투리 시간 영어공부는 당연히 학습 주기가 짧습니다. 가령 버스 기다리는 5분 동안 스피킹 매트릭스 GPT와 대화할 수 있습니다.
스피킹, 리스닝, 원서 읽기 중 그 날의 기분에 따라 원하는 것을 선택할 수도 있습니다. 다양한 방법을 동원하는 거죠. 스피킹과 원서 읽기는 아무래도 적극적인 뇌의 관여나 충분한 시간을 요하기 때문에 주로Culips같은 B1~B2 레벨의 EFL 팟캐스트를자투리 시간에 리스닝합니다.
달릴 때 리스닝을 많이 하는데 달리는 루트가 조금씩 달라지니 저절로 환경 변화의 이점을 누립니다. 가만히 앉아서 들을 때보다 걷거나 천천히 달리면서 들을 때 리스닝이 더 잘 되는 것 같은 기분인데, 아마도 환경 변화에 따른 집중력 상승이 이유 아닐까 생각해 보게 됩니다.
끝으로 리스닝한 것 중 기억에 남는 내용을 한두 줄 적어서 영어공부 단톡방에 올리기도 합니다. 스피킹에서도 요즘에는 GPT와 영어공부한 내용을 캡처하여 X에 인증합니다. 매일의 작은 도전입니다.
영어공부는재미있어야 계속 할 수 있고, 계속 할 수 없다면 어떤 방법을 동원해도 소용 없습니다. 재미를 잃었다는 것은 습관화의 징후이자 동기저하에 따라 점점 영어공부와 멀어질 위기에 처했다는 신호죠. 영어공부가 항상 재미있을 수만은 없겠지만, 위에 기술한 방법을 자신에게 맞게 적용하면 재미와 관심의 수준을 적절히 유지하면서 영어공부라는 평생의 길을 묵묵히 걸어갈 수 있다는 생각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