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황에 맞는 탄력적 습관 운용의 중요성
- 습관의 재발견이라는 책으로 유명한 스티븐 기즈가 출연한 팟캐스트 에피소드입니다. 팔굽혀펴기 한 개를 매일 하면 인생이 달라진다는 주장을 설득력 있게 하는 사람입니다. 내 인생이 잿빛으로 보이는 날에도 실천하려 했던 행동을 지속할 수 있으려면 누워서 코 풀 수 있는 수준으로 행동의 난도를 낮게 잡아야 한다는 것을 강조하는 것 같습니다.
- 그의 후속작인 탄력적 습관에서는 사람마다 처한 상황이 다르고 개인 일정 안에서도 늘 우발적 변수라는 것이 존재하기 때문에, 습관 지속을 위해 탄력적인 실행 계획을 짜야 한다고 강조합니다.
- 탄력성은 수평적 탄력성과 수직적 탄력성으로 나뉜다는 게 탄력적 습관의 핵심 중 하나입니다. 수평적 탄력성은 가령 운동 습관을 실천하고자 할 때, 달리기, 걷기, 팔굽혀펴기, 서서 일하기처럼 운동 습관을 실천하는 다양한 방법 중에 그 날의 방법을 고를 수 있다는 의미입니다.
- 수직적 탄력성은 각각의 행동을 어느 정도 강도로 진행할지에 연관됩니다. 가령 달리기를 한다고 하면, 1km, 3km, 5km로 운동 강도를 세분화할 수 있습니다.
- 이렇게 수평적/수직적 탄력성을 갖게 되면 상황에 따라 유연하게 습관을 지속하는 것이 가능하다는 주장입니다.
- 이러한 주장의 근저에는 자율성이 중요하다는 메시지가 있습니다. 즉, 습관 지속을 위한 실천 계획에서, 스스로 선택한 것을 행할 때 만족감을 경험하는 인간의 보편적 특성을 충분히 고려해야 함을 강조합니다.
- Udemy에서 파이썬 공부를 시작했고, 하루에 해야 하는 분량이 정해져 있습니다. 이 분량을 지키는 것이 어려워서 하루 과제를 더 세분화하여 날마다 정해진 분량을 실천하고자 하였으나 실패했습니다. 인지적 노력을 꽤 요하는 연습문제가 제 마음 속에 큰 저항감을 불러 일으켰고, 일주일 동안 손을 놓기도 하는 등 지속적인 공부가 어려웠습니다.
- 이에 분량을 더 줄였습니다. 1분 동안 영상을 본 것만으로도 그 날은 파이썬 공부를 한 셈 치기로 했습니다. 이후 습관 실천이 조금 더 용이해졌습니다. 어떤 날은 정말 1분만 했고, 컨디션이 괜찮은 다른 어떤 날은 1시간 넘게도 하면서, 빠트리는 날이 상대적으로 적어졌습니다. Udemy 영상이 보기 싫은 날은 유튜브에서 머신러닝 관련한 영상을 보기도 했습니다.
- 이렇게 수직적 탄력성과 수평적 탄력성을 모두 적용하니 매일 일정 분량을 해야 한다는 강박에서 벗어나 숨통이 트이면서 동기가 향상되는 느낌입니다. 달리 말해, 자율성이 확보되니 파이썬 공부에 대한 거부감이 줄었습니다.
- 이렇게 유연함을 강조하면서도 스티븐 기즈는 습관의 재발견에서 핵심적으로 주장하는 내용을 놓치지 않습니다. "탄력적 습관은 매일 실행해야 한다. 이것이 이 시스템에서 유일하게 엄격하고 융통성 없는 부분이다. 언제, 어떻게 목표를 실행할지는 자율적으로 정할 수 있지만, 반드시 실행해야 한다는 원칙은 변함이 없다!" 제임스 클리어도 거의 같은 얘기를 합니다. 즉, 매일의 실천이 끊이지 않게 함으로써 숙달의 경지에 이를 수 있습니다.
- 매일 하기 위해서는, 내 인생의 최악의 날에도 그 행동을 할 수 있을 정도로 난도가 낮은 행동을 습관 실천 계획에 포함시킴으로써, 작은 성공 경험을 반복하여 쌓아 나갈 수 있어야 합니다. 새해 결심이 실패로 돌아가지 않게 돕는 전략 중 습관 모니터링과 더불어 가장 중요한 전략 아닐까 합니다.
- 정리하면, 건강한 습관을 지속하기 위해서는 어떤 최악의 날에도 습관을 실천할 수 있을 정도로 난도를 낮추되, 수직적/수평적 탄력성을 부여하여 상황에 맞게 행동의 종류와 난도를 선택할 수 있는 자율성을 확보할 수 있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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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파민네이션: 요점과 반론
- 좋은 습관을 형성하여 유지하는 데는 많은 에너지가 들어가지만 나쁜 습관을 형성하는 것은 왜 이렇게 쉬울까요? 쾌락에 접근하고 고통을 피하도록 뇌가 진화해 왔기 때문이라고 Anna Lembke는 말합니다.
- 쾌락을 주는 자극은 희소하지만 고통을 주는 자극은 도처에 널렸을 우리의 원시 조상들에게, 이는 분명 생존 가능성을 높이는 효과적 전략입니다. 하지만 상대적으로 풍요로운 오늘날에는 쾌락에 접근하고 고통을 피하는 자동화된 경향이 오히려 삶에 악영향을 미치는 해로운 습관으로 자리매김하기 쉽습니다.
- 매일 새로운 정보를 확인할 수 있게 하는 스마트폰이 대표적입니다. 새로운 정보에 접근하는 것 자체가 도파민 분출로 이어져, 하루에도 수백 번 스마트폰 잠금 화면을 해제하게 만들며 일상을 저해합니다(잠그는 의미가 무색하게 느껴질 정도입니다).
- "임상에서 실제로 생명을 위협하는 음란물 중독, 도박 중독에 이어 비디오 게임 중독, 소셜 미디어 중독, 쇼핑 중독으로 내원하는 환자가 점점 더 많아지기 시작한 것은 스마트폰이 발명된 2001년부터였습니다."
- Lembke는 스마트폰을 비롯한 오늘날의 환경이 과도하게 쾌락 추구 경향을 강화하고, 이는 다시 우울과 불안을 경험할 가능성을 높인다고 봅니다. 항상성을 추구하는 우리 몸은 쾌락이 커지는 만큼 고통을 증가시켜 균형을 맞추고자 하기 때문입니다.
- "인류 역사상 모든 것을 더 많이 가지고 있는 이 시기에 우리가 그렇게 불행한 이유는 무엇일까요. 저는 중독성 물질 및 중독적 행동이 우리 뇌에 미치는 영향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 그렇다면 대안은 무엇일까요. 중독되어 있는 물질이나 행동을 한 달 동안 금단하면 뇌가 정상적인 수준의 도파민을 방출하며 중독에서 회복된다고 보는 것 같습니다. 이를 위해, 의지력의 한계를 인정하고 다른 사람의 도움을 구하거나 다양한 환경 제약을 가할 필요도 있다고 봅니다.
- 여기까지는 상식적인 수준에서의 이야기입니다. 그런데 이 책을 읽어보지 않은 저로서는 이 책을 읽어본 사람들이 말하는 이 책의 단점이 무엇인지 궁금했습니다. 공통되는 이야기는, 가령 SNS 타임라인을 수시로 스크롤링하는 것과 자위 중독을 같은 '중독'으로 논하는 것이 타당하느냐는 지적입니다.
- 정신과 전문의인 Lembke는 중독을 스펙트럼상에서 논하며, 중독 전 단계부터 치료를 요하는 심한 중독 단계에 이르기까지 중독의 심각도를 세분화해야 한다고 봅니다. 하지만 책에서는 이러한 구분이 명확하지 않은 것 같습니다. 특히 환자 진료를 끝내고 다음 환자를 보기 전까지의 잠깐의 틈에 중독적으로(?) 로맨스 소설을 읽는 자신의 일화를 중독 논의에 끌고 들어오는 것에 의아해 하는 사람이 꽤 있어 보입니다.
- 책의 요점을 명확히 하기 위해 중독 전 단계에 속하는 '나쁜 습관'도 러프하게 병리적 중독의 관점으로 해석하려 한 것인가 싶지만, 직접 책을 읽어봐야 알 것 같습니다.
- 기술의 발전 속도를 일반 대중이 따라잡기 어려운 게 사실이고. 하다못해 몇 년 전까지만 하더라도 인터넷 중독이라는 말이 보편적으로 쓰였던 것을 생각하면, 최소한 디지털 디톡스 같은 말은 인터넷 중독처럼 패러다임 변화의 시기에 과도기적으로 생겨났다가 점점 사라질 수 있는 개념인 것도 같습니다.
- 망치가 있으면 못이 잘 보이듯이, 중독이라는 개념을 중독이 아닌 것에까지 들이밀며 기술 변화에 따른 자연스러운 행동 변화를 병리적인 관점으로 보는 것은 아닌가 의구심이 들긴 합니다.
- 정신과적 진단이 필요치 않은 '습관'의 수준에서는 좋은 것은 취하고 안 좋은 것은 버리는 실용적 관점으로 행동 변화를 꿰하는 것이 한 달 동안의 금단과 같은 극단적 방식보다 더 승산이 커 보이며, 윌리엄 제임스부터 웬디 우드까지 대부분 심리학자들이 강조하는 것처럼, 안 좋은 습관을 줄이는 효과적인 방법은 좋은 습관을 날마다 조금씩 쌓아나가며 나쁜 습관을 '대체'하는 것 아닐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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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리학 관련 영어 콘텐츠를 두세 편 요약하여 격주로 월요일 아침 7시에 보내드립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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